이번 호에서는 '공연이 끝나도 삶은 지속된다'는 슬로건으로 지속가능한 공연 문화를 만들기 위해, 공연의 막이 내린 후 발생하는 무대 폐자재를 업사이클링하여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고 있는 <큐빅>의 시선을 담았습니다. 공연과 관객의 관계가 '공연'에서 끝나지 않고, 지구를 위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잔잔하게 강해지고 있는 한 브랜드를 이끌고 있는 큐빅의 최아람, 김수빈님의 시선입니다.


Q. 먼저, 큐빅의 소개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큐빅’이라는 이름이 가진 의미도 같이 설명 부탁드릴게요 :)

단순한 의미로는 연극 연습을 할 때 의자로, 벤치로, 침대로 등 다용도로 사용되는 검은 상자를 큐빅박스 또는 큐브박스라고 부르는데요. 이 큐빅 박스처럼 다양한 시각으로 새로운 것을 시도하자는 뜻이 있기도 하고, 좀 더 세부적인 의미의 큐빅(Q-BIG)은 Question big, Question box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어린왕자가 양을 그려달라고한 상자처럼, 선물 상자처럼 모든 호기심은 상자 속에 있다고 생각하고 저희의 모든 시도는 호기심, 궁금증에서부터 시작해요.

출처 큐빅 <큐빅 사무실 겸 전시 공간의 최아람 대표, 김수빈 대표>

출처 큐빅 <큐빅 사무실 겸 전시 공간의 최아람 대표, 김수빈 대표>

Q. 현재 공연 폐자재를 통해 다양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고 계시는 데, ‘업사이클링’이라는 해결 방향을 결정하시게 된 배경과 목표가 궁금합니다.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했던 당시에는 공연 폐자재가 많아지면 단순히 폐기물 처리 비용이 늘어난다는 정도의 이슈로 인식했었어요. 그러다 기후위기, 감염병 창궐, 가뭄, 녹는 빙하 등의 말들이 멀리 있는 누군가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저희 삶을 조금씩 바꿔 놓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되었죠.

공연 폐자재를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대를 덜 만드는 것인데, 그건 저희가 접근하기에는 어려운 문제라고 판단했어요.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행동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바로 저희 눈 앞에 있는 쓰레기인 ‘공연 폐기물을 업사이클링 해 보자!’라는 작은 행동에서부터 시작했어요. 업사이클링이라는 방향은 요즘 주변에 각종 업사이클링 제품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고, 또 인기를 끌고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결정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출처 큐빅 <버려진 나무 파레트와 공연폐자재를 꼴라주해서 제작한 100% 업사이클링 입간판>

출처 큐빅 <버려진 나무 파레트와 공연폐자재를 꼴라주해서 제작한 100% 업사이클링 입간판>

Q.  업사이클링한 제품을 바라보는 소비자의 시선은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사회 내에서 친환경적 발상과 시도가 업종 간 경계를 넘어 수용되려면 앞으로 어떤 노력이 더 필요할까요?

처음에는 다들 ‘공연 폐자재가 뭐예요?’하는 의아한 시선이 많았어요. 아무래도 공연 관계자가 아니면 세트가 어떤 재료로 만들어 지는지, 어떻게 버려지는지 알기 힘드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공연이 끝나면 세트들은 어떻게 되는지 일반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카드 뉴스를 만들어서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에 게시하는 활동도 병행했어요.

현재 플라스틱이나 라벨지 줄이기 등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 쓰레기들에 대한 친환경적인 소비와 기업들의 노력이 많이 이뤄지고 있으나, 일반인들이 접하기 어려운 건축폐기물이나 의료산업 관련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은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적다고 느껴져요. 친환경적인 움직임들이 산업과 관계없이 시행되려면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각종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개인이 우리 산업에서 발생되는 쓰레기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관찰하고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과 함께 사회적으로도 이런 활동을 도모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